(반말 양해 부탁드립니다)

나는 영업점에 온지 몇달 안된 신입이다.
옛날엔 힘들면 그냥 퇴사해야지 생각했는데 지금은 다 입 찢어버리고 불지른다음 자살하고싶다는 생각이다.
오전 8시반부터 7시까지 한순간도 숨돌릴틈이 없다. 가장 몰릴땐 대기고객이 10명 이상이라 화장실 가는것도 고객들 눈치가 보인다.
하지만 선배직원들은 편한업무나 실적되는 고객만 골라서 호출한다.

노친네 팀장들이 좋아하는 고객은 예금편드신탁이다. 가장 빼먹을게 많다고 생각하나보다.
하지만 나한테는 대출고객만 뽑으라고 한다. 신입인 나에게 대출고객은 아무리 빨라도 1시간 이상이다. 
입출금, 예적금 업무는 뽑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법인고객이나 미성년자, 외국인같이 어려운 업무는 나에게 잘 토스한다.

대기고객 10명 넘어가지만 기다리는 사람들 있건없건 무시하고 자기 앞의 고객한테 본인 실적을 위해서 ISA도 해라 IRP도 해라 카드도 만들라는 길고긴 TMI설명을 늘어놓는다.
그 외의 업무는 다들 죽어도 안누르기 때문에 긴 업무는 전부 나한테 몰린다. 
결국 최장 대기고객은 90분까지 기다리기도 한다.
당연하지만 고객은 오자마자 이미 화난상태. 나한테 왜이렇게 오래걸리냐고 화풀이하지만 내가 뭘 해줄수 있을까?내 양옆에서 고객 골라받는 팀장때문이니 저인간들 욕하세요 라고 할까?
아님 지점 인원을 절반넘게 줄인 임원들한테 따지세요 라고 해야 할까?

긴 업무는 신입인 나에게는 정말 버겁다. 하나도 모르지만 물어가면서, 매뉴얼 찾아보면서 처리해줬지만 나중엔 빠진 게 반드시 나온다. 단말은 가독성이 엉망이고 툭하면 에러나고 초기화되고 입력값이 바뀌고 마치 군데군데 함정을 파논듯하다. 하지만 이런 함정을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진행하면 늦어지고 오래 기다린 고객은 나에게 성질을 낸다. 오래기다렸으니까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실수나 빠뜨리는 일은 반드시 생기게 되어있고 그 책임과 뒷처리는 결국 또 내가 해야한다.
그 경험많은 팀장들도 모른다고 하거나, 알아도 도와주지 않는다. 왜냐면 실적을 위해 TMI 설명하느라 바쁘니까.
결국 못하거나 빠뜨리면 무조건 내탓이다. 시간은 없어도 매뉴얼의 구석구석까지 꼼꼼하게 안보고 달달달 외우지 못한 내 잘못이다. 
결국 난 고객한테 머리 숙이고 조아리면서 와 달라고 해야한다.

애시당초 이런 일이 생기는 원인은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비용절감하려는 임원들 탓이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거나 사업 개척할 능력이 없으니 결국 나가는 돈줄을 죄려는 것이고, 그 피해는 결국 직원과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직원들은 혼자서 2~3인 업무를 해야 하므로 업무 과중
고객들은 퀄리티 높고 충분한 길이의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KB의 미래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는 Boeing이라 생각한다.
임원들이 극한의 비용절감 무리수를 둔 결과 보잉시리즈 기체의 볼트는 덜 조여지고, 비행중 문짝이 떨어져나가고, 뜨는 족족 추락한다.
결국 보잉의 기업실적과 주가, 이미지는 나락으로 갔고 후발주자인 에어버스에게 추월당했다.
KB도 조만간 분명 이런 사고가 터질 것이다. ELS사태는 시작일 뿐이다. 이는 역사가 증명한다.

그러므로 KB가 살아남으려면 임원포함 L3이상 노친네들을 조져야 한다. 
영업점 꼬라지가 이런 식이니 직원들이 오기 싫어하고, 본부로 도망치고 싶어하는 것이다.
편한일만 찾으면서 이빨털고 주둥이만 놀리는 노인네들이 있는 한 KB는 늙은 꼰대은행에서 절대 벗어날수 없다.

나는 KB를 사랑한다. 정말 진심으로 잘 됐으면 좋겠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도저히 두눈뜨고 볼수가 없다..
아니, 나부터 지금 자살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두서없는 글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힘들지만 하소연할곳이 여기밖에 없어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