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픽 주식·투자

금강이아빠의 주식이야기 10편

NCSOFT · 주********
작성일2018.08.31. 조회수2,440 댓글14

안녕하세요. 금강이아빠입니다.

제 옛날이야기의 주인공은 제 자신이지만, 진정한 주인공은 새롬기술이라 할 수 있겠네요.
2000년 2월을 한참 달리고 있던 시기입니다.

당시 지하철을 타며 가장 꿀맛은 누군가 버려둔 스포츠신문을 득하는 것입니다.
지하철을 타자마자 가장 먼지 지하철 윗칸을 살펴봅니다.
짐 올려놓는 곳이지만 운이 좋으면 누군가 다 읽고 버려둔 신물이 올려있더랬죠.
특히 스포츠신문을 획득하면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최소 30분 이상의 무료한 시간을 꿀잼으로 보낼 수 있었죠.
물론 지금은 스마트폰이라는 무시무시한 기기 때문에 아무도 신문에 관심이 없었지만, 당시 스포츠신문은 즐거움 그 자체였습니다.

매일 야구 기록의 경우 꼼꼼하게 타자, 투수들의 매회 경기 기록을 모두 살펴볼 정도로 보았습니다..
물론 당시 기자의 위상은 지금과는 엄청나게 달랐죠.
하지만 저는 나름 관심있게 본 내용이 있었습니다.
경제지였습니다.
스포츠 신문이 아니면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경제지 획득하면 그것 또한 재미있게 봤습니다.
당시 3대 경제지 하면 한경, 매경, 서경 순이었습니다.
즉, 한국경제, 매일경제, 서울경제
이 순서가 지금도 유효한거 같습니다만, 그걸 떠나서 이 당시 경제지는 주식을 하는 사람들에겐 필수, 필독 신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거짓말 안하고 경제지 구독하는 집은 100퍼 집안에 주식을 한다고 생각하면 될 정도였죠.

당연히 이 당시에는 닷컴 내용이 연일 기사화 되었습니다.
그 중 압도적으로 새롬기술의 뉴스가 가장 핫했습니다.
주식이 폭등하고 모두의 관심사가 되니 옛날 이야기도 자주 기사화 되기도 했습니다.
당연히 당시에 정보 전달력은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만 빠르게 전달되었고, 카톡은 커녕 인터넷 인구도 많지 않았고, 저같이 PC통신하는 사람도 극소수인 시대였으니 과거 내용의 정보를 정리하여 기사화하면 많은 주주들과 관심있는 사람들이 보고 이야기하고 다시 또 보고 이야기하고...

대표적인 기억나는 이야기라면
- 영화배우 박중훈씨가 과거 새롬기술이 기업공개 이전에 투자하였는데 이제는 대기업 회장 부럽지 않을 정도로 부자가 되었다. 그래서 요즘 영화 안찍는거다... 라는 소문도 돌았습니다.

- 새롬기술과 하나로통신이 다이얼패드 사업으로 세계 통신계를 지배할거다. 그리고 수 많은 대기업들이 새롬기술과의 기술제휴를 위해 줄 서 있는 상태다. 당대 최고의 스타인 가수 유승준이 나오는 하나로통신의 임팩트 있는 광고는 새롬기술 주주들도 설레이게 할 정도였습니다.

- 삼성전자가 새롬기술의 2대주주가 되었다.
무려 4.5%의 주식을 취득한 이야기는 이전 이야기에도 있습니다만, 삼성전자가 새롬기술이 위협이 되어서 주식을 취득했다는 소문도 있었습니다. 일부 주주들은 다이얼패드의 글로벌 서비스가 진행되는 날이 새롬기술의 시총이 삼성전자를 뛰어넘는 날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2월이 지나가면서 새롬기술의 주가는 광란 그 자체입니다.
제가 일하는 피방은 매일 매일 즐거움 그 자체.
분위기 너무 좋았습니다.
제 인생 처음으로 팁이라는 것도 받아봤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저는 입시학원 2월 개강을 눈앞에 둔 상황이었습니다.
물론 3월부터 입학해도 괜찮았지만, 이왕 공부할거면 제대로 하라는 당시 여친, 현 와이프님의 말 듣고 피방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떠나기 전에 단골 손님들과 인사도 했습니다.
증권맨 아저씨는 다음에 만나게 되면 같이 피방에서 주식하는 사람들 모두 크게 부자가 되어 있을테니 공부하다 힘든 일 있으면 언제든 오라고 하네요.
말만으로도 고마웠습니다.
정말 대박 부자 되길 기원했습니다.
10만원대 중반의 주식이 제가 나가려고하니 20만원이 넘어있었습니다.
그것도 1주 만에요.
이게 새롬기술의 무서움이었습니다.

다른 주식하는 아저씨들도 모두 저보고 수고했다고 해주었습니다.
하긴 40대인 제 입장에서 지금 20대 알바 친구들을 보면 기득하게 느껴집니다.

리니지 열심히 하는 건달형님들도 그동안 수고했다고 한마디씩 해주셨습니다.
이때 알게 된 내용인데, 건달형님들은 주변 나이트 관리해주는 분들이었습니다.
건달형님들도 나중에 어려운 일 있으면 찾아오라는 이야기는 해주셨습니다만... 제가 거길 갈 상황이 올까요?

이전에 108시간 리니지하다가 도망가기 실패한 젊은 친구와도 짧게 인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장님
사장님은 조만간 피방을 증권방으로 만들 생각을 하시더군요.
새롬기술로 크게 돈 벌 생각에 기분 좋으십니다.
저보고 입시공부 하지말고 같이 일해볼 생각 없냐고 하셨습니다.
즉, 자기는 모든걸 저에게 맡기고 즐겁게 주식하고, 저는 총괄 관리하는 계획이었죠.
물론 말씀 감사하다고 했고, 정중히 사양했습니다.
사장님은 자주 놀러오라고 하시네요.

이렇게 피방에서의 인연은 끝내고 입시학원에 입학했습니다.

그동안 사회생활하고, 잠시 피방에서 어른들의 세계에서 놀다가 입시학원에 오니 뭔가 복잡미묘했습니다.
저보다 대여섯살 어린 친구들인데, 마치 중고딩들 대하는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같이 공부하던 친구들은 나름 제가 연장자라 형이라 부르며 깍뜻하게 대우해주었는데, 저는 며칠전까지 막내 그 자체였으니까요.

다시 열심히 공부하려니 두려움이 컸지만 나름 적응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했던 PC통신도 접었습니다. 게임은 그래도 못끊겠더군요. 밤에 자기 전에만 조금씩 했습니다.
그러나 경제 뉴스는 꾸준히 봤습니다.

제가 가끔 주식을 몇달 쉬는 경우가 있는데, 잘 안되는 경우나 장이 안좋은 경우엔 확실하게 쉽니다.
그래도 경제뉴스는 꾸준하게 보는데, 아마도 이 당시의 습관(?)이 영향을 미친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입시학원은 신설동에 위치한 수도학원이었습니다.
당시도 매우 낡은 학원이었지만 공부에 도구탓 하는거 아니라고 배웠습니다.

공부하는 사이에 코스닥은 연일 폭득하고 있었습니다.
3월 중순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뉴스가 나왔습니다.

코스닥 연일 신기록 달성
코스닥 지수 2834 사상 최고점 도달

게다가 3월의 시작과 동시에 새롬기술은 28만원을 돌파합니다.
3월 3일 최고점인 28만2천원을 찍었습니다.
피방을 안가게되니 하이텔 주식게시판과 팍스넷에 눈이 가게 되더군요.
물론 당시 디씨는 주식관련 갤러리가 없었습니다.
주갤에 금강이아빠라는 닉네임으로는 그 다음해인 2001년도에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되는데, 그 당시엔 금강이아빠라는 닉네임을 쓰진 않았습니다.
하이텔 당시의 아이디로 사용했었더랬죠.
당시 디씨의 규모는 지금과 비교하면 많이 소박했습니다.
2001년도 제가 처음 활동한 갤러리가 애완동물 갤러리
해당 갤러리 내에 개, 고양이, 기타 수 많은 애완동물 이슈를 다 커버할 수 있었죠.
물론 지금은 상상도 못할...

여튼 팍스넷과 주식게시판 보니 난리입니다.
오늘 28만원이니 내일은 30만원이랍니다.
당연히 12% 상한가 찍으면 30만원이네요.
그런데 지금이라도 사야겠다는 사람들의 글이 많았습니다.
물론 부정적이니 조심하자는 글도 있었지만 뉴스가 계속 터지니 이런 글은 조용히 소수의견이 됩니다.

이때 또 새롬기술에 대한 뉴스가 팍팍 터집니다.
3월3일 이후 조금씩 주식이 조정 받기 시작하지만 M&A 뉴스도 터집니다.
다음과 합병한다네요.
팍스넷 게시판은 난리났습니다.
경제지에도 메인으로 크게 나왔습니다.
지금보니 새롬기술이 지금의 카카오 포지션이네요.
그런데 더 골때린 뉴스가 터집니다.
당시에는 꼬꼬마 신생업체인 네이버, 초록꼬맹이 네이버를 새롬기술이 합병한다네요.
지금이라면 말도 안되는 찌라시겠지만, 당시로선 네이버같은 2등회사는 언제든지 새롬에게 흡수당해도 이상하지 않았더랬습니다.

낮에는 열심히 공부했지만, 밤에 PC통신과 팍스넷으로 이런 내용을 보니... 내가 뭘 하는건가, 내 선택이 맞는건가? 라는 자괴감이 다시 들기 시작했습니다.
차라리 지금이라도 학업 중단하고 빨리 주식 사야하는거 아닌가.
아...크게 돈 벌 기회 이렇게 날리는건가.
아니야. 그때 증권맨 아저씨가 이런 이야기를 했었어.

"이봐 알바친구. 새롬기술이 지금 상투같지? 이제 허리띠 위치야. 아마도 공부 끝나고 연말 되면 새롬기술 주가에 놀라자빠질거야."

네. 그렇습니다.
저는 정말 연말에 새롬기술의 주가를 보고 놀라자빠지게 됩니다.

다음편에 만나요.

댓글 14

포스코건설 · 미******

아 너무재밌어요
옛날 생각도 나고ㅋㅋ

LG CNS · 결****

대박!! 너무 잼나

GS건설 · 시****

초범우주가 보고싶네요.. 그리운 주갤

시사저널e · 애*****

ㅇ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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