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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계속 무지하지 않았으면 하는 이유(2)

작성일2023.04.09. 조회수1,334 댓글12

세상이 많이 발전했다. 이제 당신의 검색기록, 신용카드 기록 등등을 취합해서 당신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사람인지 맞출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본인이 모르는 부분까지 기계가 중립적으로 당신을 평가할 수 있게 된 세상이다.

사실 당신 스스로도 당신을 잘 모른다. 그래서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것 같다.

아무튼 오늘은 이와 연관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You are what you eat 이란 말 들어본 적 있는가?
당신이 먹는 음식이 당신이 될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당신은 당신이 먹는 음식이 어디서 오는지 생각해본 적있나? 놀랍게도 영양성분표를 보면 가본 적도 없는 나라에서 온 재료들이 많다.

건강하게 먹는 식사습관을 가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운동할 일 없는 사무직들에게는 말이다.
잘 먹고 다니길 바란다.

어쨌든, 당신이 소비하는 음식도 중요하지만, 당신의 생각에 영향을 미디어들은 어떨까?

당신들이 매일매일 소비하는 뉴스는 어디서 오는 걸까? 그 뉴스거리들은 누가 선정할까?에 대한 내용이다.

SBS,서울신문, 헤럴드, G1, UBC, 전자신문, 아시아경제, 광주방송, 매일신문, 청주방송, KNN, 대구방송, 제주방송, 전주방송, OBS, 경인, 경남, 광주 일보, 국제신문, 대전일보, 부산일보, 영남일보, 인천일보, 한라일보, JTBC,MBN, 머니투데이, 뉴시스, 국민일보, 세계일보... 조중동, 한국경제 등등의 공통점을 아는가?

모두 다 주인이 있다는 점이다. 죄다 건설사, 재벌기업, 또는 개인, 종교단체 등에 의해 운영된다.

한겨레나 경향신문 같은 경우는 사원주주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다고 한겨레나 경향신문이 타 미디어보다 우월한 지배구조를 가졌다거나 낫다는 의미는 아니다. (왜냐면, 그런 지배구조에도 편향적인 의견이 나오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위의 미디어들은 당신이 매일 소비하고, 당신이 만나는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과연 중립적인 보도가 가능하겠는가?

예를 들어서, 서울신문은 호반건설에게 인수 당한 후에 호반건설에 대한 '비판 기사를 삭제 당했다.'

20세기 일이냐고? 작년 일이다. 심지어 시청역에 있던 서울신문 본사도 뺴버린단다.

이 미디어들은 소유주가 원하는 방식대로 당신들이 생각하고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기사를 작성하고 가이드한다.

건설사들이 소유한 미디어들은 당신이 건설사가 만든 아파트를 사거나, 중대재해법에 대해서 반대하는 생각을 하도록 쓸 것이고(이 법의 찬반은 차치하고), 광고주들이 원하는 방식대로 글을 쓴다. 안 그러면 광고를 빼니까.

사실, 대한민국에서 제일 견제를 안 받는 집단은 언론사들이다.

누가 감시자들을 감시하는가? 에 대한 고민이 든다.
그들은 누구를 비판하고, 누구를 칭찬할지 결정한다.

그리고 국민들은 사실 이런 것들에 대해 필터링할만한 에너지도, 사고능력도 없는 게 사실이다.

안타깝지만, 삼라만상에 대해서 모두 옳은 의견을 가질 수 있는 게 가능한가? 불가능하다. 몇몇 옳은 의견을 가질 수는 있어도 모든 사건에 대해 옳은 의견을 가질 수는 없다.

그러니, 자신의 사고를 미디어에 위탁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단지 누군가에 들은 '의견'이 그 사람에겐 '사실'이 된다.

"나는 A라는 사건에 대해서 B라는 미디어에게 C라는 의견을 들었다."

"B는 내가 신뢰하는 미디어이므로, A라는 사건에 대한 C라는 의견은 틀림없이 사실이고 이와 반대되는 의견은 모두 거짓이다. "

이 논리가 말이 되는가?

이 말은 “나는 A라는 사건에 대해서 내가 신뢰하는 옆집 철수에게 의견을 들었고 이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라는 수준의 논리와 다를 바가 없다.

미디어에 대한 비판점을 쓰자면 매우 길어지므로, 요약해서 이쯤에서 줄이겠다.

“당신이 소비하는 모든 미디어는 당신에게 영향을 끼치도록 작성되었고, 순수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가치중립적인 미디어는 없다.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항상 의심하라. “

당신이 먹는 음식이 모두 알 수 없는 출처의 재료로 만들었다면 의심스럽지 않겠는가?

아무튼 이제 개인이 할 수 있는 방법론에 대해서 적어보겠다.

첫번째. 안타깝게도, 모든 사건에 대해 옳은 의견을 가질 수는 없다. 왜냐하면, 개인이 그럴 만한 에너지를 쓰는 것이나 사고력을 가지는 것이 불가능하고, 많은 문제가 선악을 나누거나, 간단하게 해결할 수 없는 다면성을 가진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해결하기 쉬운 문제들이면 이미 해결됐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본인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 내가 소비하고 있는 어떠한 의견들이 틀릴 수 있다는 개방성과 투명성을 갖춰야 한다. 그리고 항상 의식적으로 소비해야 한다. “A는 B다.”라는 논리에 당신은 그냥 그 논리를 수용할 것이 아니라, 의심해야 한다.

둘째, 미디어에 대해 항상 의심해라.
앞서 말했듯이 가치중립적인 보도는 불가능하다. 모든 기사는 사견이며, 이는 알고리즘으로 작성한 기사도, 어떤 알고리즘인지, 어떤 매체로 학습했는지에 따라 달라지니, 가치중립적이라고 볼 수 없다.

당신이 원하는 ‘의견’과 실제 ‘사실’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사실 이건 당신이 살면서 선택하는 모든 것에서 필요하긴 하다. 당신이 원하는 것과, 실제 현실은 다르다.

셋째, 공부해라.
제발 공부 좀 했으면 좋겠다. 나는 당신이 고3처럼 공부하라는 건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당신이 어떤 사회현상 등에 관해서 의견을 가지려면 (누군가가 당신에게 당신 생각이라고 생각하게끔 쑤셔넣은 ‘남의 의견’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면서 똑똑한 척하려는 게 아니라면) 공부를 해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통계를 어떻게 이해해야는지, 기사에 쓰인 이 데이터가 사실인지? 사실이라면 다른 측정값으로 보면 다를 수 있는지? 기사에서는 A는 B다라고 말했는데 사실인지? 논리적 비약이 없는지? 공부해야 한다.

넷째, 내가 남의 의견을 사실이라고 생각하거나,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게 아닌지 의심해라.

어떤 사건에 대한 ‘사실’인지 아니면 ‘남의 의견’인지 의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보겠다.

A라는 사건에 대해서 B라는 미디어를 통해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팩트는 A라는 사건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에 대한 원인부터 시작해서 해결책까지 모두 다 남의 의견이다. 모조리 의심해라. 내 의견이 남의 의견을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똑똑한 척 구는 건 아닌지.

내가 생각하는 미디어에서 구사하는 기술 중에서 가장 파악하기 어려운 기술은 ‘생략’인데, 이것은 다음과 같다.

기사로 포장한 노골적인 광고, 사실로 가장한 의견은 사실구분을 냉정하게 할 수 있는 미디어 소비자들에게는 통하지 않을 수 있다. 미디어가 활용하는 가장 파악하기 어려운 기술은 ‘생략’이다.

예를 들어서, “A는 B이다. (그러나, C인 경우에는 B가 아니다.)” 사실을 생략함으로써, 당신의 의견을 고정시킨다. 또는 반대로 기사에서 깔린 전제바탕 등을 생략하거나, 논리 단계에서 생략함으로써, 교묘하게 속인다.

우리는 모든 사건을 알 수 없고, 정확한 사실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어떤 것이 문제이고, 최고의 해결책이 어떤 것인지도 알 수가 없다.

암울하지만, 사실이 그렇다. 그렇지만, 누군가가 당신의 의견을 조종하고, 여론을 구성하는 것에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남이 제시하는 의견을 의견을 사실로 믿지 않고, 자신만의 해석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댓글 12

효성 · 렛***

군데 군데 좀 다듬으면 훨씬 매끄러운 글이 될거같어.
내용에 동의하거나 아니거나를 떠나서 이런 생각 자체는 늘 흥미로움

스노우 · !*********

이거 1탄 어딨음?

AXA손해보험 · i******

내가 선동안당하는 비법중 하나가 항상 의심하는 태도임. 공감

중소기업유통센터 · l********

나도그래
뭔가를 칭찬하는 기사 보면 누가 돈 먹였나 부터 생각해

FITI시험연구원 · i*********

역시 탑클래스 직장 다니는 형답게 수준높은 글보소

한국식품연구원 · !*********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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