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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파업과 면허박탈

공무원 · p*********
작성일02.19 조회수16K 댓글591

조금 전까지는 이번 의대 증원 사태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들과 의사들이 진짜 막고 싶어하는 게 뭔지를 살펴봤음.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관련 다빈도 QnA 정리
https://www.teamblind.com/kr/post/eexWNaGb?cid

의사들이 증원 얘기만 하는 이유
https://www.teamblind.com/kr/post/RduJxSEg?cid

이번에는 전공의 파업과 면허박탈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봄.

왜 전공의들만 파업을 할까? 실질적인 돈은 개원의들이 다 벌고 있잖아?

개원의들은 파업동기(즉각적인 수익감소에 대한 우려)는 강력하지만 협상력이 없음. 협상력은 대정부협상력과 이권단체 간의 경쟁 두 가지를 살펴봐야함. 내일 당장 동네의원 다 문닫는다고 하면 무슨 일이 일어나겠음? 로컬에서 의약품 처방권한이 있는 치과의사나 의약품 처방권 확대를 노리고 있는 한의사, 그리고 의료인이 아니라서 진단권이 없는 약사들이 자기네들이 커버칠테니 권한 확대해달라고 들고 일어남.

그리고 대정부 협상력은 더 없음. 대통령이 국세청장이랑 점심약속 잡았다는 이야기만 들어도 아무 것도 못함. 병원세무와 절세, 탈세, 그리고 추징에 대해서는 나중에 또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고 일단 넘어감.

암튼 의사들의 협상력의 원천, 알파이자 오메가인 '국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잡아야 대정부 협상력이 생기는데 이를 담당하는 것은 전국의 대학병원임. 대학병원 시스템은 전공의를 노예처럼 부려먹음으로써 유지됨. 게다가 이 전공의라는 집단은 결국 미래기대수익을 보고 존버하는 집단이니까 협상력이 가장 강한 이권당사자인 셈.

심지어 전공의들은 개원의에 비해 파업동기가 더욱 강력함. 개원의들은 이미 꿀 좀 빨았고, 단물 맛도 좀 봤고, 자산도 어느 정도 형성했지만 전공의들은 아직 100% 미회수인 상태로 시간과 비용만 갈아넣고 있는 상황이므로 그 누구보다 미래수익의 안위가 가장 중요함.

그런데 면허를 박탈하겠다는데도 파업을 강행하는데?

그건 대정부 투쟁수단이 하나 밖에 없기 때문임. 이게 승률이 100%인 건 좋은데 원툴인 게 문제임. 뭐 정치권 한정 핵이나 다름없음. 여태 정부를 상대로 진 적이 없으니 또 이 카드 꺼내면 이길 거라 생각했지만 2023년 11월, 개정된 의료법 제8조가 발효되면서부터는 그게 아니게 됐음.

그럼 정부는 뭘 어쩌려는 건데?

일단 간단히 업무개시명령 불응 시 복지부 장관이 1년 범위 내에서 재량껏 정지할 수 있음. 취소가 아닌 정지(의료법 제 66조 자격정지 등). 이건 사실 이전에도 있던 거고, 전공의들이 고려하고 있는 부분은 아님. 뭐 누구 말마따나 한 1년 유럽가서 쉬다 오면 그만임.

여기까지가 지난 해까지 가능했던 대응방법이고, 올해는 좀 다름. 핵심은 의료법 제 8조임.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집행유예를 받든, 선고유예를 받든 일단 면허가 정지됨. 실형이면 형이 끝나고 5년 뒤까지, 집유면 집유 끝나고 2년 뒤까지, 선고유예면 선고유예기간 종료까지. 그리고 이렇게 면허가 털리면 두 번째는 10년을 정지시켜버림.

그럼 의료법 위반으로 실형을 선고할 수 있느냐? 사실 쉽지 않음. 근데 의료법일 필요가 없음. 그 어떤 법이라도 금고 이상의 형만 나오면 됨. 지금 파업 관련해서 살인죄 이야기도 나오는 중인데 세월호 선장도 살인죄로 기소돼서 실형 받았음. 승객의 안전에 대한 책임이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행동이 불러올 행동이 승객의 죽음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고의적으로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치의' 같은 단어로 주어 목적어 몇 개 바꾸니까 비슷한 얘기로 들림. 뭐 법적인 부분이야 전문가들이 어련히 알아서 하는 것이겠다만 그 전문가가 의사임, 아니면 용산임?

그리고 선례가 없는 상태에서 규정과 조문이라는 것은 애매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고, 그래서 그 때마다 유권해석이 중요한데 해석의 주도권은 정부와 사법기관이 쥐고 있음. 요즘 한의사들 초음파 엑스레이 레이저 쓴다고 잔치집 분위기던데 그것도 다 법원 몇 마디에 왔다갔다 하는 거임.

여기서야 전공의들이 대한민국 큰일났네, 어떻게 되나 두고보라며 쿨찐내 풍기지만 실제로는 초대형 로펌 법률자문 받아가며 살 길 모색하는 중. 환자 사망 시 형사기소 1번만 들어가도 두 번째 환자 죽을까봐 허겁지겁 달려오게 될 거임.

그래서 국민들은 뭐 어떡하라고?

위에 기술한 이유들로 지금이 의료개혁을 하기에 최적의 시기임. 반대로 말하면 검찰정부 끝나고 형사기소 어려운 분위기 만들어지면 다시는 의료개혁 기회가 없을 확률 매우 농후함. 그 때 가서는 건보재정 박살나든 뭐하든 필수과 부활은 없음. 이미 선례 하나 만들어놨으니 유권해석 유리하고, 로컬페이 15억 안만들어주면 누워버리겠다 해도 아무도 못 막으니까 ㅇㅇ

혼합진료 꿀통으로 건보재정 박살나고 이미 산으로 간 대한민국 의료를 절벽 아래로 밀어 떨어뜨리려는 게 아니라면, 칼든 사람 박수라도 쳐주는 게 나음. 망나니도 관중들의 박수와 환호가 있어야 춤도 추고, 시원하게 목을 치는 법임.

역시나 반박환영

블라블라: 의사들이 증원 얘기만 하는 이유 어제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썼음.https://www.teamblind.com/kr/post/eexWNaGb?cid어제 글이 현 상황에 대한 전체적인 정리였다면, 오늘은 의사들이 증원에 초점을 맞추고 진짜 감추고 싶어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볼 거임.의사들이 파업하는 주요 이유는 사실 의대증원이 아님.필수의료정책패키지가 핵심임. 패키지 안에 증원내용이 들어가있긴 한데 혼합진료 금지 등으로 인한 수익 감소가 메인.그러니 의사들은 teamblind
블라블라: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관련 다빈도 QnA 정리 필수의료는 왜 붕괴된 걸까?가장 근본적인 원인이자 처음과 끝은 개원가의 수익이 커도 너무 크기 때문임.필수과 전공의가 왜 없을까?수년간 존버해서 전문의를 따는 것과 지금 당장 강남가서 레이저 쏘면 주5일에 넷1000~1200(세전연봉 2억) 받으니까. 사람 살리면서 ㅈ뺑이 쳐봐야 돈도 안 되고, 미래 기대수익을 봐도 미용GP나 실비공장 같은 비즈니스 모델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고. 의사도 사람인데 당연히 할 이유가 없지.그럼 인기과(피안성, 정 teamblind

댓글 591

한국은행 · a*****

오늘 갑자기 한동훈 주도 하에 제3자가 보기엔 정부가 지고 들어가는 그림으로 바꼈는데 본질적인 스탠스는 종래와 변화 없다고 보시나요?

세브란스병원 · i*********

어짜피 이번 사태로 바이탈 전공의들은 의대증원안한다해도 다시 안돌아가 의료망할까봐걱정이아니라. 이미 강을 건넜어 빅5에 산부인과 소아과 전공의 없음
그리고 증원 2000명해봐라. 너같으면 과선택 해라~ 할때 네! 소아과하겠습니다! 하겠냐 ㅋ

팜스코 · i********

그래 그만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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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컴퍼니 · 한****

ㅋㅋ 정병이냐 현생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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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 스***

2개월 전과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네.

Update 된 의견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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