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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의 부모찾기

삼성SDS · 그*****
작성일2019.06.15. 조회수1,555 댓글12

자주 쓰는 글로, 나는 미혼모의 자녀로 태어나 아동복지시설에서 자라 현재까지 부모를 모른다.

여기서 혹자는 궁금하게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고아원에서 자란 고아가, 어떻게 자신이 미혼모의 자녀임을 알 수 있었을까?

나도 솔직히 초등학생 때 발생한 그 행운이면서 불운한 사건만 없었다면 내가 미혼모의 자녀임을 평생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

말 그대로 나는 정말로 태어날 때부터 고아원 산하의 병원에서 태어났고 내 이름은 나를 받은 간호사가 지었다고 한다. 이는 내가 몸이 약해 초등학생 때 병원에 입원했을 때 재회한 간호사가 해준 말이다.

그 때까지도 나는 그게 무엇을 뜻하는지 몰랐다. 나는 정말 세상에서, 심지어 어머니에게도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그런 뜻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이름은 주고 갔어도 좋았을텐데.

미혼모의 자녀라는 것은 초등학생 때, 수녀님이 잠시 침방에서 자리를 비웠을 때 몇몇 개구장이들이 몰래 수녀님만 열 수 있었던 장롱을 열어 아동복지카드를 열었을 때 알 게 되었다. 그 때 다른 건 기억이 안났는데 XX(나의 이름)는 미혼모래!! 경리가 뭐야? 라고 떠들던 아이들의 목소리가 기억이 났다.

그래서 나는 미혼모의 자녀이며, 내 생모의 직업이 경리였음을 알게 되었다. 그 때의 내 기분은 몹시 이상했는데 이유는 첫째, 나는 어머니라는 개념을 몰랐고 둘째, 경리와 미혼모라는 개념을 몰랐기 때문이었다.

그 모든 것들을 이해할 나이에 나는 대학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부러 그 사실을 잊으려고 노력했다. 이름도 지어주지 않은 사람이 있는 것보다 차라리 나는 하늘에서 뚝 떨어졌다고 믿는게 나았던 것이다.

더 나이가 든 지금은, 나의 많은 고아원 출신 동기들이 생모와 생부를 찾았고 또 찾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단 한번도 생모를 찾고 싶은 마음이 든 적이 없다.

신문에서, 입양을 보낸 아들딸을 수십년 후 만나 기뻐했다는 기사를 볼 때마다 마치 살로메를 보는 세례자 요한처럼 분노하고 누군가를 그리워했다. 이름도 지어주지 않은 그 사람. 죽어도 만나고 싶지 않다. 그러나 멀리서는 보고싶은 그런 마음은 있다. 그는 나를 보지 못하고 나는 그를 볼 수 있는 그런 상태로.

#고아원

댓글 12

스타벅스 · h****

😢😢😢쓰니 글 엄청 잘쓴다

KT · l*********

쓰니 토닥토닥

삼성SDS · 귀***

잘 자라와줘서 고마워. 앞으로는 슬픈일이 있을 때 같이 표현하고 나눌 수 있는 사람 만날 수 있길 바래!!

새회사 · 의******

살아내느라 수고했어

한국수자원공사 · 1****

충분히 멋지니까 위로는 하지 않을게! 앞으로 행복한 일 가득하길 바라 좋은 꿈 꾸고:)

코웨이 · V*****

쓰니 너무 멋있다!! 멋지게 살아냈어 앞으로도 멋지게 살 것 같아 화이팅

새회사 · 미****

나는 쓰니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상상조차 할수없어..
뭐든 원하는 그대로 이루기바래

대한항공 · i*********

그 사막에도 언젠가 작은 물줄기가 흘러 강이 되어 넘치길

현대두산인프라코어 · 보*********

계속 읽다보니 일관되게 관통하는 느낌(?)이 있네요

더 많이 이야기 하셔도 좋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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